김정은 위원장 거침없고 노련… 인터뷰로 본 정치실력

2차 북미정상회담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것도 세간의 관심을 모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특별했던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생중계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한 대답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은 계산된 외교전의 일부

김정은 위원장과 기자들 사이에 오간 질문과 답변은 매우 특별한 장면이었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 등지의 기자들과 사전 질문을 조율한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풍모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문답에는 좀 더 의미가 있다. 우리는 이번에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문이 나오지 않음으로써 북미 정상회담이 사전에 다 조율된 합의문에 서명만 하는 형식적인 회담이 아님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즉, 북미정상회담은 여타 정상회담처럼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실제 치열하게 진행된 협상 담판 자리였다.

북미 정상은 짧은 시간 동안 고도의 외교전을 벌였다. 북미는 이 담판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했을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동안 의미 없는 일은 북미 양측이 할 필요도 할 생각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자들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질문 세례를 쏟아낸 것은 협상 담판과 관련이 있다.

애초에 북미정상회담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기로 하고 막을 수도 있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에 도착할 즈음에도 백악관 프레스센터가 김정은 위원장 숙소에 배정되어 있었다. 유치하고 노골적인 책략이었다. 백악관 프레스센터는 즉시 정정되어 옮겨졌다.

기자들은 북미정상회담 당일에도 담판을 벌이고 있는 북한 최고지도자에게 무례할 법한 민감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회담 성과를 낼 자신이 있는지’, ‘비핵화를 할 생각이 있는지’,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등의 질문이었다. 미국의 의도적인 외교전술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는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 세례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싶었을 것이다. 혹시 김정은 위원장이 허점을 드러내거나 말실수라도 하면 더할 나위 없는 성과였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세련된 답변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매우 능수능란하게 대답했다.

먼저, 김정은 위원장은 아주 신중하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냈다.

기자들은 단독 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성과를 낼 자신이 있는 지 물었다. 결과적으로 합의문이 도출되지 않은 지금 보면 회담을 앞두고 잘 안될 것이라고 대답할 수는 없고 잘 될 것이라고 대답해도 어떻게 악용될지 모르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능숙하게 답변했다. “속단하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예단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나의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거라고 믿습니다.” 신중하면서도 회담 상대방과 회담장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끄는 세련된 대답이다.

기자들은 특히 확대회담을 앞두고 질문을 쏟아냈다. 질문은 공격적이었다.

먼저 기자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북미 정상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할 것을 합의·발표한 것을 봤을 때 무례하다고 할 질문이었다. 대답을 회피하거나 ‘회담에 따라 달려 있다’는 답변이 나온다면 그것대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안 할 수도 있다고 활용될 수 있는 민감한 질문이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럴 의지가 없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유 있으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기자들의 공격적인 질문은 이어졌다.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물은 것이다. 이는 북미가 합의를 이루면 합의문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이지 회담 중간에 할 질문은 아니었다. 질문한 기자나 트럼프는 김정은 위원장이 압박감을 느껴 사소한 실수라도 하길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그런 얘기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라며 노련하게 대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즉각 상황을 주도하며 이끌었다. 먼저, 김정은 위원장은 자칫 날이 설 수 있는 분위기를 “기자들이 매우 궁금해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부드럽게 푼 후 기자들에게 “우리가 충분한 이야기를 좀 더 할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1분이라도 귀중하니까”라며 기자들의 질문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정중하면서도 세련되게 전달했다.

거침없다, 노련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실력

김정은 위원장의 질의응답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한겨레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예정 없던 즉석 질문에도 흔쾌히 답변”했고 “노련”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데이비드 나카무라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질문을 한 소감으로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거침없이 답했”다고 이야기했다.

인터뷰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뛰어난 정치실력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실력은 먼저 불시에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민감한 질문도 회피하지 않고 정확히 대답했으며 신중하면서도 회담이 잘 이루어지도록 긍정적으로 이끌어갔다는 데서 볼 수 있다.

가령,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남북 경제협력이 대북 제재 때문에 한계에 부딪혔는데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겠냐는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할 것이다. 다음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할 것이다.”라고 말을 돌렸다.. 정치 실력이 부족하면 예민한 질문엔 즉답을 회피하고 마는 것이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상대방을 친근하게 대하고 예우하며 날이 선 분위기를 순식간에 누그러뜨렸다.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천성과 친화력을 갖춘 듯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단지 분위기를 좋게 하는 것을 넘어 기자들을 배려하고 존중해주면서도 자신의 주장과 요구를 정확히 전달하고 관철했다. 정치인으로서는 매우 특출 난 능력인 것이다.

트럼프와 기자들은 공격적인 질문 세례로 김정은 위원장을 압박하고 협상의 주도권을 자신에게 가져오려고 했겠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 분위기를 내내 우호적으로 만들며 주도해나갔다.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 실력만 부각된 셈이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가장 주목받는 국제적 지도자임을 볼 수 있었다. 모든 언론이 김정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하여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만나는 국가마다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외교에서 연일 높은 성과를 내는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실력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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