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적폐 물리치고 ‘진보’와 손잡아야

12월 1일, 전국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이 참여하는 민중공동행동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2018 전국민중대회를 개최한다. 민중대회는 개혁 역주행 저지, 적폐청산, 개혁입법 쟁취를 총 구호로 걸었다. 왜 이들은 다시 적폐 청산 구호를 들고 , 개혁 역주행, 개혁 입법 쟁취를 목표로 한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일까? 한국 사회의 적폐청산은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2년 전 이맘때, 국민은 혹한에도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촛불 국민은 박근혜를 기어코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렸다.

박근혜가 어떤 존재였던가. 독재자 박정희의 딸로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유하여 나서는 선거마다 승리해 선거의 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심지어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일으켰음에도 같은 해 7월, 재보선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런 박근혜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은 촛불이었다. 참으로 위대한 촛불 국민이다. 이어 박근혜를 끌어내린 촛불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권을 안겨주었다. 촛불 국민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한 것은 ‘적폐청산’ 이다.

그렇다면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이 되어가는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죽은 권력은 심판했으나 산 권력은 건들지 못한 적폐청산 2년

촛불 국민이 가장 환호하고 기뻐했던 때는 2017년 3월 31일과 2018년 3월 22일이었다. 전자는 박근혜가 구속된 날이며, 후자는 이명박이 구속된 날이다.

박근혜는 강제 모금과 뇌물,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블랙리스트 사건 등 각종 직권남용과 청와대 문건 유출 등의 국정농단으로 징역 33년을 받았다.

또한, 국민은 박근혜 구속 직후부터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며 이명박을 구속하기 위해 행동했고 결국 이명박은 구속되었다. 구속영장에 기록된 범죄사실만 207쪽에 이른다고 한다.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자 국민은 축하 떡을 돌렸다.

지금까지 이명박의 대표적 삽질 정책인 4대강은 다시 보를 열어 물이 흐르게 되었고, 2011년 이명박이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탄압하여 목숨을 빼앗길 만큼 막대한 피해를 본 쌍용차 노동자들이 2018년 복직되었다. 이외에도 박근혜가 맺은 한일 위안부합의를 폐기하고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였다.

이런 문재인 정부의 조치들은 하나같이 국민의 환호 갈채를 받았다.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적폐청산을 갈망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적폐청산은 순조롭지만은 않다.

먼저, 국정농단 관련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구속을 면하였다. 국민은 이재용 부회장 불구속 소식에 탄식하였다. 현재 이재용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한 분식회계로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발생한 지 4년이 넘고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지 2년이 다 되어 가도록 특별한 진전이 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세월호 사건은 ‘계엄’ 사건으로 화제가 된 기무사 측 몇 명을 세월호 유가족 사찰 등의 건으로 구속기소를 한 것 외엔 특별한 진척이 없다.

댓글 부대를 운영하여 민주주의 파괴의 주범으로 지적된 국정원 또한 개혁 과정이 험난하다. 국정원은 적폐청산백서를 발간하기로 한 과제를 1년 가까이 미루고 있으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없애고 안전정보원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이 국회 정보위에서 계류 중이다. 또한, 박근혜가 상납 받아 유용한 특수활동비 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사법 농단 적폐 또한 사법부의 맹렬한 저항으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법적폐가 사법적폐 재판의 판사를 맡게 되는 상황이니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청와대는 특별사법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적폐청산의 대상인 사법부는 되려 위헌이라며 적반하장으로 반발하고 있다.

살펴본 것처럼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을 강조하고 있으며 진척도 시키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적폐청산은 아직 요원하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지나간 권력에 대해서는 처벌도 하고 청산하는 듯하지만, 살아있는 권력, 현재진행중인 적폐는 건드리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적폐를 내버려 두면 문재인 정부는 성공할 수 없다

촛불이 문재인 정부에게 요구한 첫째 과제가 적폐청산인 이유는 적폐가 대한민국에 뿌리 깊게 들어박혀 있어 적폐청산이 없이는 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적폐청산이 통일이고 경제 회생이며 민생 발전이다. 그런데, 현재진행중인 적폐를 청산하지 못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또한 모두 어그러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득주도성장이다. 소득주도성장은 기본적으로 과거 경제 정책이 경제가 호황이어야 국민의 소득이 늘어난다는 것과는 달리 국민 소득이 이미 너무 낮아 국민 소득이 증대되어야 경제도 살고 민생도 나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 소득주도성장을 하겠다는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1만 원 공약 실현을 포기하고,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추진하며 모순된 행보를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모순된 행보의 배경에는 소득주도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데, 일자리를 늘리려면 결국 대기업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는 식의 계산이 깔려있다. 대기업의 협조를 받으려면 재벌이 바라는 정책을 추진해야 하지 않겠는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주장하면서도 친재벌, 반노동 정책을 펴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되었다.

[표] 최근 5년간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기업집단의 재무현황 및 경영성과

구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자산(조원)

1,596.3

1,646.3

1,753.6

1,842.1

1,966.7

부채비율(%)

83.6

81.4

79.6

76.0

71.2

당기순이익(조원)

50.4

40.5

49.5

53.8

100.2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문재인 정부 시기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실상 대기업의 순이익은 문재인 정권 집권 전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서민의 삶은 나아진 것이 없지 않은가. 이런 현실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벌의 요구를 들어주며 일자리를 구걸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재벌, 대기업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최저임금 상승 논란은 또 어떠한가. 최저임금 상승이 논란을 겪을 당시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실상 문제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높은 땅값과 본사가 떼가는 로열티이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 사회의 갑 중의 갑인 ‘지주’, ‘건물주’, ‘대기업’이 문제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다만 이들을 건드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적폐청산 없이 국민 생활의 향상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국회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은 지지율 10%대였던 자유한국당에게 법제사법위원장(법사위), 예결산특별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환경노동위원장 등의 자리를 내어주어, 일을 하려고 해도 자유한국당의 딴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하나만 살펴보자면, 법사위는 국회의 상임위원회로 국회 본회의를 거치기 전 모든 법안은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 청산해야할 자유한국당에게 주어진 권력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현재 국회 구조로는 자유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정부와 여당은 적폐청산의 대상인 자유한국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손을 내밀고 있다. 이대로라면 문재인 정부의 말로는 뻔하다. 문재인 정부는 자유한국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주요 정책을 누더기로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자유한국당과 대기업이 요구하는 반서민 친재벌 정책을 계속 수용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정권 말기에는 결국 국민에게 “‘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이나 그게 그거네”라는 평가를 들으며 2007년에 그랬듯 허망하게 정권을 다시 내어주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지적이 기우만은 아니라는 것은 문재인 지지율의 끝없는 하락에서도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29일 현재 리얼미터 조사 결과 국정지지율이 48.8%로 취임 후 첫 40%대를 기록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정당 지지율은 26.2%로 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시작처럼, 해답도 촛불과 진보에 있다

정부와 여당은 2020년 총선만 이를 갈며 기다릴지도 모른다. 물론 총선에서 압승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정부와 여당이 정국을 운영하는 방법과 태도에 있다.

뿌리 깊은 적폐를 청산하는 과정에서는 수많은 어려움이 나설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이 당장의 당리당략에 따라 적폐에 손을 내미는 순간, 적폐는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고 부활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타협적으로 하거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이리저리 재가면서는 적폐를 청산할 수가 없다.

해답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촛불 국민, 그리고 진보진영과 손을 잡고 함께 하는 데 있다.

이는 현재 뜨거운 감자인 사립유치원 또한 ‘정치하는 엄마들’의 역할에서도 볼 수 있다. ‘정치하는 엄마들’의 활동은 사립유치원의 현실을 규탄하는 국민의 여론을 들끓게 했다. 자유한국당은 사립유치원장에게 노골적으로 구애를 하며 사립유치원 법 제정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사립유치원 법을 가로막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면해서, 내년도 예산을 논의하는 데서 자유한국당이 몽니를 부리면서 일자리 예산과 남북협력기금을 삭감하는 한편 그마저도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겠는가. 일자리 예산과 남북협력기금을 통과시켜주기 위해 자유한국당에게 무엇 하나를 내어주는 ‘거래를 해야겠는가? 아니다. 정부와 여당은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와 협력하고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등 통일운동 단체와 함께 힘을 합쳐 자유한국당의 몽니를 뿌리 뽑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노총 및 6.15 남측위 사무실에 방문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협력할 방안을 찾는 것은 어떠한가.

문재인 정부는 촛불이 당선시켜준 정부답게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대로 적폐청산을 완수해야 한다.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적폐청산은 결코 적폐와 타협해가며 이뤄낼 수 없다. 정권의 순항을 위해 적폐와 손을 잡는 순간 촛불 민심과는 멀어지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심을 따라야 한다는 확고한 태도를 가지고 촛불 민심을 실현하기 위해 진보와 손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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