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드러난 김정은 위원장의 자신감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이제 북한과 미국은 첨예한 대결 상대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관계를 이끌어내는 시험에 들어섰다. 싱가포르 회동 과정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보였던 행보를 보면 향후 북미관계를 내다볼 수 있다.

북한-싱가포르 정상회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월 10일 오후 2시 36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를 찾은 목적은 북미정상회담이다. 하지만 그는 싱가포르에 도착하여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절차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 보다 먼저 싱가포르 대통령궁 이스타나에서 리센룽 총리와 양자회담을 가졌다. 싱가포르 외교부에 따르면, 비공개로 진행된 북한-싱가포르 회담에서는 북한-싱가포르 관계, 최근 한반도에 나타난 긍정적인 상황을 포함한 북한 및 지역 정세가 화제에 올랐다고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부가 집안일처럼 성심성의껏 제공해주고 편의를 도모해줬다”며 사의를 표했으며 “북미 상봉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적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회담에는 북한 측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수용 부위원장, 로광철 인민무력상이 배석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조율할 핵심인물들이 회담 전날에 모두 북한-싱가포르 회담에 참석한 것이다. 싱가포르 측에서는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교장관 등이 배석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이튿날인 6월 11일 오전에 싱가포르 정부와의 정상회담에 나섰다. 하지만 세계적 패권국가라 불리는 미국과 달리 그런 미국과 정상회담을 벌이는 북한 최고지도자가 여유롭게 싱가포르 정부와 정상회담을 벌이는 것은 또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사의”라는 말 그대로 싱가포르 정부에 감사를 표한 것일 수 있다. 경호문제나 기타 안전상의 이유로 개최지로 나서기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북미정상회담을 선뜻 맡으며 북한당국과 미국당국에 성심성의껏 편의를 도모한 데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한 것이다.

파격적인 심야참관

김정은 위원장은 이튿날에도 파격행보를 보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월 11일 밤,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의 주요 명소를 참관하였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마리나 베이 샌즈 건물의 전망대에서 시내 야경을 둘러보고는 “싱가포르가 듣던바대로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건물들마다 특색이 있다”고 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참관을 통하여 싱가포르의 경제적 잠재력과 발전상을 잘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마리나 베이 샌즈 건물의 스카이 파크, 싱가포르항, 에스플러네이드 극장 등을 참관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를 참관하는 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알아본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장면들은 언론에 이미 공개되었다. 그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관광객들에게 여유로운 인사를 건네며 참관을 마쳤다.

이날의 심야참관은 2시간 넘게 이어졌다. 싱가포르 세인트리지스 호텔에 머물던 김정은 위원장은 현지시각으로 11일 오후9시4분(한국시각 오후 10시4분)께 시내 관광에 나섰으며, 같은 날 오후 11시22분(한국시각 12일 오전 0시22분)께 숙소로 돌아왔다.

이 날의 심야참관에는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과 옹예콩 전 교육부 장관이 동행·안내했다고 한다. 북측에서는 김영철·리수용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로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이 동행했다고 한다.

사뭇 달랐던 트럼프 대통령

그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조용하였다. 대낮인 오후 2시에 창이 국제공항으로 내렸던 김정은 위원장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시간으로 밤 9시 20분에 파야 레바 공군기지를 이용하였다. 안전상의 이유로 군사지역을 이용할 수는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비해 대중 접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싱가포르 총리를 만난 것 이외에는김정은 위원장이 파격적으로 보였던 “심야 참관”같은 외부 일정도 없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은 캐나다에서 열렸던 G7 정상회의 직후에 배치된 일정이었는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황급하게 상가포르로 떠나는 바람에 다른 수반들이 미국에 서운함을 내비칠 정도였다.

자신감 가득했던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 위원장의 심야 참관은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자신감을 내비친 행동이다. 6월 11일 밤은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하루 앞둔 시기였다. 대개 주요 회담을 앞두고서는 상대방의 정황을 끊임없이 탐문하며 협상대응전략을 세우기 마련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명 “미치광이 전략”이라고 불릴 만큼 예측하기 힘든 외교행보를 보였던 것으로 유명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적인 발언에 따라 역사적인 회담의 성과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요소가 다분하였다. 게다가 상대는 세계패권을 쥐락펴락하는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려면 밤을 새도 모자랄 판이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심야참관”이라는 전례 없는 파격을 내보였다. 우리는 참관의 형식이 낮에 있던 의례적인 “참관”이 아니라, 구태여 하지 않아도 외교상 문제가 전혀 않는 심야시간대에 참관이 이뤄졌다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즉 김정은 위원장의 “심야참관”은 그 누구의 요청이나 외교적 필요에 의해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내렸던 결정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 싱가포르의 경제성장을 직접 둘러보겠다는 속내였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심야참관”은 일종의 배짱 두둑한 행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6월 12일의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영광”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며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을 깍듯이 예우하였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의 북한-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도 여유가 묻어나지만 “심야참관”이라는 배짱 두둑한 행보는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자신감이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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