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키워드는 개혁개방 아닌 과학기술

북미정상회담이 거론되면서 북한경제가 앞으로 폭발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북한은 지난 4월 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한 데 이어 경제총집중 노선을 발표하였다.

북한의 경제발전을 가장 앞장에서 방해해왔던 미국도 북한경제의 발전을 암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7일, 트위터에 “나는 진실로 북한이 눈부신 잠재력이 있으며 언젠가는 경제적, 재정적으로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하였다.

북한 뿐만 아니라 북한에 가장 적대적인 미국조차 북한의 경제발전을 전망하고 있으니 북한경제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경제의 형태에 대해서는 실로 판이하게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경제가 중국, 베트남과 다른 이유

미국은 북한경제가 중국식 모델을 따를 것이다, 베트남식 모델을 따를 것이다라며 자기들의 바람을 담아 북한경제를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 핵심은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이 언급하는 개혁개방이란 자본주의적 경제개혁과 자유무역으로의 개방을 의미한다.

중국과 베트남은 공산당의 유일집권으로 공산당의 영도적 역할이 유지되는 등 사회주의 국가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에 있어서만큼은 자본주의의 길로 나아갔다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가르는 핵심징표는 공장과 기업, 서비스업체 등 생산수단을 누가 소유하였느냐의 소유관계이다. 생산수단을 자본가라는 개인이 소유하였다면 자본주의이고,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 국가적 소유가 일반화된 경제가 사회주의 경제인 것이다.

또한 사회주의 경제의 징표는 계획경제체제다. 생산수단을 사회적으로 소유한 체제가 혼란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핵심적으로 경제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즉 사회주의 경제의 핵심은 또한 계획경제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과 베트남식 모델은 한 마디로 사회주의 경제의 핵심징표인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와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무너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오히려 사회주의 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경제총집중 노선을 발표한 것은 북한의 사회주의강성국가 건설전략에 따른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표방하는 사회주의 강성국가란 “국력이 강하고 모든 것이 흥하며 인민들이 세상에 부러움이 없는 사회주의 강국”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그들이 사상과 정치, 군사에서 강성국가의 반열에 올랐다고 주장한다. 이제 경제강국을 건설하면 사회주의 강성국가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경제총집중 노선을 펼치는 것은 응당한 귀결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북한의 목표는 단순한 경제발전이 아니다. 북한의 경제총집중 노선은 사회주의 경제강국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북한경제가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은 동일하지만 발전한 경제의 형태는 서방진영의 예측과 판이하게 다를 것이라 볼 수 있다.

중국, 베트남과 다른 길을 모색

북한은 경제발전의 구체적 방도도 중국, 베트남과 다를 것이라 볼 수 있다. 중국과 베트남은 그들의 값싼 노동력과 단순기술에 기반한 노동집약산업으로 개혁개방의 첫걸음을 떼었으며 그 결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경제의 하청경제로 편입되었다. 오늘날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미국중심 자본주의 체제의 수요에 공급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미국중심 자본주의 경제의 하청경제로 편입하여 이후 차츰 자본집약적 산업,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베트남 경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과 베트남이 값싼 노동력이 기반한 하청경제로 출발한 이유는 그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에게 자본주의 진영에서 통할 수 있는 고급기술과 자본, 고급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북한의 현실은 중국, 베트남과 다르다. 북한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북한당국이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는대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이들은 10여년 전 CNC 열풍을 몰아오더니 이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그보다 더한 무기체계를 선보였다. 북한에 고급기술이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고 그런 기술은 외부에서 수입한 기술이 아니라 북한의 고급인력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들이다. 북한에는 고급기술과 고급인력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 자본주의 경제진영에 통할 수 있는 자본이 없을 뿐이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강조하는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은 무엇일까?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식 모델을 따라 값싼 노동력에 기초한 서방의 하청경제를 답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지난 개성공단 1단계가 이런 방식이었다고 볼 수 있겠는데 이는 남북이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관계에 있으므로 북한당국이 남북교류를 중시하여 남북의 당면한 요구를 일정하게 반영하였을 뿐이다. 북한당국이 지금의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형태를 전국적 범위에 확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개성공단을 건설하던 15년 전에도 북한은 개성공단 3단계를 단순가공이 아니라 IT 협력단지로 건설하자고 제안하였다.

북한은 자신들의 과학기술을 앞세워 노동집약, 자본집약산업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기술집약산업으로 나아갈 포부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는 최근 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과학기술 중시노선과 일맥상통한다. 북한은 전민과학기술인재화 노선을 전면화하며 최근에는 과학교육을 부단히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 경제강국의 성패는 노동시장의 저임금도 아니고 외부자본도 아닌 바로 과학기술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북한당국이 기술집약산업으로의 단번 도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당국이 정책 전반에 걸쳐 자강력을 강조하는 점을 놓고 보더라도 경제영역에서 과학기술을 앞세워 사회주의 경제의 특성을 더욱 강화하는 경제발전전략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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