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압박이 북한 핵보유를 낳았다

9월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가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미국은 지금 북한이 핵시험으로 세계를 위협한다며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을 이끌고 있다.

북한은 왜 이렇게 위험천만한 북미 핵대결에 나섰을까?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북한을 핵보유의 길로 몰고 온 것은 바로 미국의 대북압박정책이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소(NARA)가 최근 비밀을 해제한 미국의 ‘1959년에 대비한 핵무기 소요연구(Atomic Weapons Requirements Study for 1959)’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그 시절부터 북한의 90개 타격목표에 핵공격을 할 작전을 세워놓고 있었다고 한다.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가운데 북한의 도시는 28곳이며 청진에만 6개의 핵공격 목표가 있었다고 한다. 북한 땅 전역이 미국의 핵공격 위협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전술핵무기도 북한의 코앞인 대한민국에 배치해왔다. 미국은 1958년부터 미8군 7사단에 280mm 핵대포와 어니스트존 지대지 미사일을 배치했다.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1960년대에는 600여기를 상회하다가 1967년에는 960여기에 달하기도 하였다. 미국은 1985년까지 주한 미 공군 기지에 핵중력 폭탄, 155mm, 203mm 핵대포를 배치하였으며 1989년에 전술핵무기를 줄인다고 할 때에도 100-150여 기 가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1991년에 부시행정부는 전세계의 전술핵무기 철수를 발표하였다. 하지만 미국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핵전략 폭격기로 공격 가능한 전략핵무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전술핵무기 철수는 의미와 파장이 클 수 없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도 강도 높게 구사하였다.

김영삼 정권의 인사들은 클린턴 행정부가 1994년 6월 북한의 영변핵발전소를 폭격할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 작전시간까지 확정하였다고 회고하였다.

2000년 취임한 미국의 조지 부시행정부는 클린턴행정부가 북한과 합의하였던 제네바합의를 간단히 뒤집어버렸다.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비난한 것이다. 부시행정부는 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한 핵선제타격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을 압박하였다.

제네바합의로부터 10년이 지난 2005년에 북한은 미국이 제네바합의를 파기하였다며 핵보유선언을 하였다. 북한은 “미국의 압박정책 때문에 부득이하게 핵을 가지게 되었다”며 미국의 대북압박정책 철회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거두지 않았다.

미국은 한국전쟁 이후 90년대를 넘어 지금까지 북한을 핵으로 위협해왔던 것이다. 북한은 결국 2006년에 원자폭탄 시험을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 제재결의안 1718호를 채택한 것을 필두로 북한이 핵시험을 할 때마다 제재결의안 채택을 이끌었다. 세월이 10년이 흘러 북한이 6번째 핵시험을 하였지만 미국의 대응은 그때도 지금도 유엔 대북제재결의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할수록 미국의 군사적 압박은 어김없이 강도가 심해졌고 그것은 또 다시 북한의 핵능력 증대를 낳았다. 미국이 북한의 코앞에서 전개한 핵공격수단을 살펴보자. 2013년 3월 미국은 북한의 3차 핵시험을 전후한 국면에서 핵항공모함 존 스테니스 호, B-2 스텔스 전략폭격기, B-52 핵전략폭격기, 원자력추진 잠수함, B-22 스텔스 전투기 등을 한반도에 연거푸 전개하였다. 사실상 전면전을 몇 번이나 하고도 남을 군사력을 들이밀며 위협하였던 것이다.

미국은 한국전쟁 이후부터 클린턴 행정부, 부시행정부, 오바마, 트럼프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웠던 네오콘 부시행정부를 필두로 대북압박정책을 일관되게 구사하였다. 미국은 일관되게 북한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였다. 그러자 북한은 벼랑 끝에 내몰릴수록 핵을 더욱 움켜쥐었다. 그로 인한 악순환이 어느덧 20년을 경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정책은 대결과 대화의 투트랙전술이라며 미국은 대결 뿐만 아니라 대화도 하였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냉정히 살펴보자. 보수진영은 북한의 대화제의를 두고는 이른바 화전양면전술이라며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딱 잘라버리지 않는가.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대화제의는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입장 바꾸어 북한은 미국의 투트랙전술을 진정성있게 받아들일까? 북한이 미국의 투트랙을 진정성있게 받아들일 구석은 없었던 것이다.

혹자는 북한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화해협력정책을 무시하고 핵을 개발하였다며 대북대화는 의미 없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북한은 대한민국만 쳐다보며 핵보유를 결정하지 않는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 미국은 패권정책을 추구하던 부시행정부가 집권하였음을 알아야 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보다 그 때만 해도 세계를 쥐락펴락했던 부시행정부의 존재가 훨씬 비중이 컸을 것이다. 부시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핵선제타격을 언급하고 있는데 노무현 정부가 화해협력정책을 편다고 북한이 과연 핵을 내려놓을 수 있었을까?

이런 딜레마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어쩌면 미국은 지난 70년간 북한이란 존재를 지구상에서 지워버리려 하였다가 이를 악 물고 버틴 북한이 복수의 칼날을 갈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북한은 2013년의 경제 핵 병진노선을 선언한 이후 실질적 핵을 보유해 미국과 힘의 균등을 이루어 평화를 지키기로 하였다. 북한의 핵보유는 결국 미국에겐 자업자득인 면이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평화로 전환되어야 한반도에 평화가 올 수 있다. 북한핵문제의 출로는 미국이 북미관계를 대결에서 평화로 과감하게 전환하여 한반도에서 전쟁의 화근을 없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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